요즘 사랑이랑 하루종일 같이 있다보니 

사랑이 일상이 곧 내 일상이다. 


녀석이 하품을 하면 나도 따라 잠이 오고, 

내가 밥을 먹으면 녀석도 밥을 먹는다. 


빨래를 돌려놓고 녀석의 화장실 장난으로 튀어나온 모래를 정리하고 화장실도 한번 정리를 했지.


삽으로 구석구석.


그러니 옆에와서 빤히 보는 사랑이. 내가 자기처럼 장난치는줄 아나보다.


그러다가, 화장실 속으로 쏙 들어가서 

볼일 볼 자세를 취한다. 


평상시라면, 녀석이 부끄럽지 않게 자리를 뜬다. 

그런데 오늘은 괜히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볼일 의욕이 사라질까 싶어 그냥 그자리에 있었다. 


다리를 곧게 펴고 한참 서있길래 


'우와 신기하다, 저렇게 다리 쭉 펴고 볼일 보는구나'

했더니  팍팍팍팍 팍팍팍팍 모래로 자리를 정리하고


조금은 어정쩡하게 구부리고 앉더니 진짜 볼일을 볼 자세를 취한다.


사실 사랑이가 화장실에서 쉬야하는 걸 보는게 처음이다. 


아까 말한것 처럼 부끄러울까 싶기도 하고, 어디서 주워본 지식으로는 고양이가 경계심이 많아서 누군가 볼때는 볼일을 보지 않는다고도 한것같아서..


그랫는데 내 앞에서 쉬야하는 사랑이가 너무 귀엽다. 

날 믿는단 뜻이겠지, 

본인이 볼일보는 동안 내가 자기를 해치지 않는다는걸 안다는 뜻이겠지,


아무렴, 깨물어도 니가 날 깨물지 내가 널 깨물겠니 


고양이는 깔끔한 동물이라서 볼일 볼때도 자기 몸에 안묻게 조심해서 한다더니

진짜 그렇네, 


그리고 다시 사정없이 모래로 묻어버린다.


팍팍팍팍 팍팍팍팍 팍팍팍팍 


그러고 나서 화장실 사이로 손을 내밀었다 뺏다 하며 나에게 장난을 건다. 


귀여운 녀석,


너 기억나?


너 어릴때 저 문도 못열고 들어가서 

아빠랑 엄마랑 열어주고 

한동안 저 문 달지도 못했어,


이 꼬맹아,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이 꼬맹아, 

나랑 오래오래 같이있자. 


이 순간이 영원하길. 



2014. 04. 08, 화장실 문도 못 열만큼 아깽일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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